시민사회프로그램 2022 <아시아 시민사회 워크숍 시리즈 6>
주제: Democracy Movements in Hong Kong: New Challenges Ahead
발표자: Kin-man Chan (Nationa Chengchi Univ. Taian)
토론: 공석기(아시아연구소)
일시 및 장소: 2022년 11월 22일 화요일 14:00-16:00 @Zoom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시민사회프로그램은 2022 아시아시민사회 워크숍 시리즈 마지막 순서로 전 홍콩중문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2014 홍콩 우산혁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중심 역할을 Chan, Kin-man(陳健民)를 모시고, 홍콩 민주화 운동이 마주한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주지하듯이 찬킨만 교수가 우산혁명 주도자로 감옥에 투옥되었고 1년 4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현재 대만국립정치대학교 사회학과 방문교수로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찬킨만 교수와 오래전부터 홍콩과 한국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비교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바 있는 공석기 박사가 이번 워크숍의 사회와 지정토론을 맡았다. 그리고 임현진 아시아연구소 창립소장 그리고 홍콩 연구자 윤종석, 장정아 교수가 참여하여 매우 솔직하면서도 풍성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찬킨만 교수는 발표에서 홍콩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모습이 아니다. 비폭력 저항은 불가능하고 국가보안법을 동원해 시민사회운동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언론 및 표현의 자유는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홍콩 정부의 권위적인 통치와 압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 우산혁명 그리고 2019년 반송환법 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된 홍콩 민주화 운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치 저항의 흐름은 끝이 난 것처럼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찬킨만 교수의 홍콩 민주화 운동의 성찰적 평가는 아시아 개도국의 민주화 운동에 많은 함의를 제공한다.
찬킨만 교수는 2014년의 우산혁명을 불안정한 리더십으로 규명한다. 전통적인 중앙집중적 운동전개가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 것이다. 집합행동이 소셜미디어를 동원한 네트워크 운동으로 발전하였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평화롭게 전개된 시위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 홍콩 시민 특히 청년 학생들에게 설득력을 보이면서 폭력적인 저항운동(water movement)으로 바뀌었음을 강조하였다. 무엇보다 홍콩 민주화 운동에서 정체성 동원전략을 주목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는 젊은이들은 자신을 더 이상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아니라 홍콩인(Hongkonger)으로 인식하면서 중국의 홍콩지배전략에 강력히 맞섰다. 그러나 중국정부를 비롯한 홍콩행정부의 반운동전략과 압제는 더욱 강력해 졌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회삼아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켜 비판적인 언론, 시민사회단체, 지식인 그리고 국회의원을 자격 박탈하고 구속하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권위주의적 탄압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소멸시켰는가? 킨만 교수는 ‘일상적 저항’(everyday life resistance)을 주목하여 외형적으로 운동의 쇠퇴 혹은 소멸로 비춰질지 몰라도 Yellow Economic Circle과 같은 사회적경제 활동 혹은 일상적인 후원모금을 통해 민주화 운동을 보이지 않게 지원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아직도 양심적인 시민, 용감한 여성 활동가들이 굴하지 않는 모습으로 심연(深淵)에서 운동을 전개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민주화 운동의 흐름은 계속될 것을 힘주어 말했다.
지정토론에서 공석기 박사는 홍콩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우리가 주목할 이슈를 몇가지 제시하였다. 우선, 반운동(counter-movements)의 중심에 폭압적인 경찰이 있는데 이렇게 폭압적으로 전환한 원인을 주목해야 한다. 둘째, 소셜 미디어를 동원한 MZ 세대의 역할을 기성세대의 활동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정체성(identity) 동원전략 측면에서 MZ 세대의 선도적 역할이 주목된다. 셋째, 홍콩 시민들의 일상의 저항과정이 운동의 쇠퇴가 아니라 운동의 수면상태(abeyance movement)로 볼 수 있다면 과연 이것이 어떻게 향후 발전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넷째, 홍콩 민주화 운동이 아시아 더 나아가 전지구적 차원의 초국적 연대활동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많은 지도자 예컨대 조슈아 웡이 현재 수감 중인데 리더십의 부재가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외부환경 요인으로 경제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이 홍콩 민주화 운동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그 영향이 궁금하다. 이런 코멘트와 질문에 킨만 교수는 상세하게 답을 주었다. 홍콩시민의 이민과 중국인의 이주로 인구구성 변화를 주목해야 하며, 정부 당국의 신뢰할 수 없는 여론조사를 동원한 통제, 홍콩시민들의 강한 지역정체성 구축,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방역을 통해 구축한 디지털 정보 통제기제가 이후 사회통제로 확장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홍콩을 비롯한 대만 시민사회와 한국 시민사회의 비교 연구를 지속적으로 함께 추진하자는 협력연구를 약속하며 워크숍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