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Community-Based Care and Educational Commons in East Asia
일시: 2026년 3월 27일(금) 09:30-17:30
장소: 아시아연구소 303호 세미나실
2026년 3월 27일, 아시아 연구소 시민사회 프로그램의 주최로 국제학술회의 “The Crisis of Care and the Rise of Rooted Cosmopolitan Citizens in East Asia: Community-Based Care and Educational Commons in East Asia”가 개최되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시민사회 프로그램에서 2024년 이래 수행하고 있는 연구과제 “지역 공동체와 돌봄민주주의 연구”의 일환으로 시민사회 프로그램은 한국, 일본, 대만의 돌봄 민주주의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사회가 마주한 위기와 현안들에 대한 대응의 모델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는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 구축, 현지조사 및 심층 인터뷰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학술회의는 디지털 플랫폼 자본주의와 알고리즘 통치로 인하여 민주주의와 돌봄의 가치가 위협받는 21세기 현대 시민사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 초디지털화의 경향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화된 동아시아 상황에 주목하며, 데이터화된 관계 속에서 상실된 공감과 공동체적 책임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논의하고자 하였다. 특히 이번 회의는 시민사회 프로그램이 작업해 온 다음 세가지 핵심개념을 논의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
돌봄 민주주의(Care Democracy) (Tronto 2013): 삶과 세상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을 공유하는 것으로서의 민주주의.
가벼운 공동체(Light Community) (Manzini 2019): 무거운 집단주의와 디지털 개별화를 대체하는 유연하고 정서적이며 개방적인 협력.
풀뿌리 세계시민(Rooted Cosmopolitan Citizenship) 지역적 책임과 지구적 상상력을 연결하는 토착화된 형태의 세계 시민 의식.
이날 회의의 첫번째 세션은 “All-Community Care in East Asia”를 주제로 지역 공동체와 돌봄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였다. 먼저 아시아연구소 시민사회 프로그램 공석기 선임연구원은 “Rooted Cosmopolitan Citizenship Toward a Caring Democracy in East Asia”을 주제로 하여 21세기 동아시아의 돌봄 위기를 개략하고 이를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자원으로서 돌봄 민주주의, 가벼운 공동체, 풀뿌리 세계시민의 핵심개념을 제시하였다. 이어 분석의 틀로서 민주적 회복가능성으로서의 풀뿌리 세계시민(Rooted Cosmopolitan Citizenship as Democratic Resilience)을 활용하여 한국, 일본, 대만의 사례에 수행한 비교 현지조사와 심층 인터뷰 연구를 소개하였다.

다음으로 일본 시가현 에이겐지 마을 클리닉의 Takashi Hanato원장(우측)은 “In Order to Keep Living in a Familiar Environment with a Sense of Security: All Community Care in Eigenji”를 제목으로 방문 진료와 공동체 기반 돌봄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에이겐지는 인구가 적은 농촌지역으로 의료 인프라의 부족과 돌봄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에이겐지 마을 클리닉은 환자들의 방문 진료와 공동체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Hanato 원장은 특히 이 발표에서 의료와 건강의 개념이 병의 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개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즐거움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만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돌봄에 참여하는 모델(마루고토(まるごと, 丸ごと))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나아가 돌봄을 수행하는 이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이 자신의 전공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첫 세션의 마지막으로 “Care Democracy and Light Community: Example from Clinic in Rural Taiwan”을 주제로 대만 타이둥 두란지역에서 두란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위상루(Sang-Ju Yu) 박사(좌측)의 발표가 이어졌다. 위상루 박사는 먼저 현재 대만의 인구통계학적 상황과 의료 체계의 맥락을 소개하며 마찬가지로 지역 구석구석까지 닿을 수 없는 농촌 의료 체계의 공백을 설명하였다. 이후 두란 클리닉에서 운영하는 외래진료, 가정방문 진료, 순회의료, 지역돌봄의 현황을 소개하고 대만 내에서 이와 같은 대안적 돌봄 의료모델간의 연결과 교류 사례를 설명하였다. 위상루 박사 역시 지역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돌봄의 모델을 강조하였다.
“Case Study Presentations: Local Care and Educational Commons”를 주제로 한 두번째 세션에서는 특히 교육과 공동체 돌봄의 사례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How to Cultivate Rooted Cosmopolitans: Establishing Primary Schools and Reconsidering Glocalisation”을 주제로 이어진 발표에서 도요대학교의 Ichikawa 교수는 국제 정치와 거버넌스 전문가로 세계화의 물결과 그에 따른 문제들에 기민하게 귀를 기울여왔다. 특히 ‘글로벌’과 ‘로컬’의 경제적 차이와 인식론적 간극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두 층위의 보완적 극복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발표자는 대학 교수인 동시에 일본 와카야마현의 “우쓰호 아카데미”라는 작은 초등학교의 교장으로 해당 학교는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계하면서도 동시에 글로벌 감각을 길러나가는 교육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또한, 교육을 매개로 개인의 이해관계를 전 지구적 공공성과 조화시키며 학생-학부모-지역 사회의 변화를 시도하는 중임을 소개하였다.
다음으로 춘천 별빛 사회적 협동조합 윤요왕 이사장은 “Self-Responsible Integrated Care through a Rural Community Education Cooperative: Linking Education, Care, and Generations in Starlight Social Cooperative”란 제목으로 별빛 사회적 협동조합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2005년 강원도 춘천 농촌 지역의 학교 운동으로 시작된 별빛 협동조합은 점차 공동체 구축과 관계와 연결을 통한 돌봄의 모델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별빛에서 운영하는 산골유학 프로그램은 도시의 초등학생이 일정기간 마을의 일상에 참여하며 노인과 세대 상호간 교육과 돌봄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마을이 돌봄과 관계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로미 한국방송통신대학 교수는 시민사회 프로그램 참여 연구원으로 “Integrating Education and Care in Goesan: Literacy Programs for Older Adults in Rural Korea”을 제목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로미 교수는 먼저 문해교육 및 교육의 의의와 이에 관여해 온 정부주도 정책의 한계 사이의 긴장을 소개하였다. 이후 충북 괴산의 “두레” 사례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문해교육과 교육을 통한 돌봄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두레는 문해교육을 통로로 주변화된 노인, 특히 농촌지역의 여성 노인이 심리적, 감정적 지지와 함꼐 사회적 인정을 바탕으로 고립을 극복하며 결과적으로 하나의 역할을 가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통합되어가는 중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지막 발표로 갈거리 사회적 협동조합의 김선기 사무국장은 “Networked Care as Social Protection from Below: Lessons from the Galgury Social Cooperative in Wonju”를 제목으로 금융돌봄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갈거리 사회적 협동조합은 일반 금융기관을 통하여서는 해결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빚과 빈곤의 금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영리적 대안을 제시한다. 갈거리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금융적 방법과 교육을 통해 금융문제에 대응하는 공동체 차원의 돌봄 모델을 구축하여가고 있다. 김선기 국장은 특히 국가와 시장을 넘어 사회적으로 작동하는 돌봄의 층위를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세번째 세션에서는 공석기 선임연구원을 사회자로 하여 Obstacles and Policy Recommendations: Local Governance Perspectives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진행하였다. 토론에서 참여자들은 정부와의 거버넌스 관계를 중심으로 각자가 마주한 과제를 공유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점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정부의 개입이 야기할 수 있는 영향을 적절히 다루기 위해서는 교육 및 의료의 돌봄에 있어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핵심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지점이었다. 나아가 각국과 각각의 현장 맥락에 따라 발생하는 서로 다른 거버넌스의 쟁점들을 공유하였다. 특히 한국의 맥락에서 ‘지역 공동체의 돌봄에 요청되는 의료적 전문성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가?’ 질문에 대하여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바탕으로 의료적 전문성을 중점에 두는 것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 자체의 가치와 매력을 바탕으로 한 인력과 자원의 유입이란 방법이 제시되었다. 다음으로는 각자의 현장에서 개발해 온 모델간의 비교와 공통점에 대해서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돌봄 민주주의 등의 개념과의 연결점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토론 세션은 무엇보다도 각자의 현장에서 활동을 이어오던 참여자들이 그동안의 활동을 다른 현장과 함께 비교하며 쟁점을 구체화하고 공동의 과제에 대한 연대를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이번 학술회의는 시민사회 프로그램이 오랜 기간에 걸쳐 직접 방문하며 관계를 맺어 온 한국, 일본, 대만 현지 사례의 당사자인 학자와 활동가들이 발표자로 직접 참여하여 작업과 활동의 내용을 소개하고 시민사회 프로그램을 매개로 상호간의 연결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자리였다. 시민사회 프로그램은 이후에도 참여자들과의 연결을 긴밀히 유지하며 각지의 돌봄민주주의 사례에 대해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