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Citizen-Led Eco-Cultural Community Building: The Case of the Saetgang Citizens’ Committee”
일시: 2025년 7월 17일 13:00 ~ 14:30
지난 7월17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시민사회프로그램과 TOYO GIC 공동 주최로 열린 제 3차 공동강의 시리즈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조은미(Joanne E. Cho) 대표가 “시민 주도형 생태문화 공동체 만들기: 여의도 ‘샛강시민위원회’의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이번 강연은 생태 보전과 지역사회 연대가 어떻게 하나의 공동체 문화로 정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 중심의 발표로 구성되었다.
강연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샛강생태공원의 역사와 현황으로 시작되었다. 특히 2025년 봄, 공원의 민간위탁 운영 주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의 불투명한 절차와 시민의 의견이 배제된 행정 결정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이에 대응해 자발적으로 구성된 시민 조직이 바로 ‘샛강시민위원회’이다. 이 위원회의 특징은 시민들의 아래로부터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6월 7일 발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310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주로 생태 모니터링, 생태교육, 문화행사, 자원봉사, 지역사회 연대 활동 등을 통해 공원을 시민의 손으로 가꾸고 지켜가고자 하는 실천적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조은미 대표는 특히 지난 6년 간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 수행해 온 샛강 실험의 성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시민 참여가 제도화되고, 실질적인 공원 운영 주체로 성장해 왔는가를 설명하였다. 그는 ‘샛강지기’라 불리는 시민 참여자들이 다양한 생태문화 프로그램을 주도하며 자발적인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 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장애인, 고령자,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베리어프리(barrier free) 프로그램 운영 역시 중요한 특징으로 소개되었다. 강연의 핵심 키워드는 시민 주도성(citizen-led), 공유자산으로서의 공유지(commoning), 생태문화 활동, 그리고 거버넌스 구축이었다. 조 대표는 ‘샛강시민위원회’를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닌, 생태적 감수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려는 시민사회의 ‘가벼운 공동체(light community)’ 실험으로 해석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이 서울이라는 대도시 중심부에서도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사회적 함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우리가 흔히‘도시공원’이라 부르는 공간이 사실상 정치적, 생태적, 공동체적 실천의 장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행정 중심의 위탁 관리 체계를 넘어, 시민이 주체가 되어 공간을 보전하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매우 인상 깊었다. 특히 ‘샛강시민위원회’라는 작지만, 아래로부터 시민이 주도한 강한 실천의 사례는, 향후 다른 도시 공공공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시민 거버넌스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함께’ 실천하는 공동체의 힘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강연이었다.
아키라 도요대 교수는 다른 지역의 경우 다수가 엘리트 중심의 위로부터 생태보호 운동으로 출발하는데 이 사례는 시민 주도형이고 다양한 주제와 가치를 구체적인 장소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고 일본에도 적용해 볼만 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공석기 박사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시민사회 프로그램과 도요대학교 글로벌 거버넌스학과가 공동으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한강 사회적협동조합과 파트너십을 구성해 생태가치, 지역공동체, 인간-자연 돌봄, 그리고 인문과 자연생태 결합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것을 제안하였다. 아키라 교수는 오는 10월 한 달 동안 아시아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체류하면서 이 사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발전시키자고 화답하였다.